[인터뷰-미국·한국 오가며 ‘감사’ 캠페인 안남웅 목사] “감사할게 없다고?… 기름 짜듯 짜내 보세요”
입력 2013-02-13 17:36
“감사할 게 없다고요? 참기름 짜듯이 쥐어짜 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감사한 일이 떠오를 겁니다.”
안남웅(60·미국 벌링턴 한인침례교회 담임) 목사가 전하는 감사의 첫 번째 비법이다. 안 목사는 지방자치단체와 대·중소기업, 초·중·고교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감사 운동’, 그중에서도 일명 ‘100감사’ 운동을 맨 처음 시작한 주역이다. ‘100감사’ 운동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감사한 내용 100가지를 직접 써서 표현하는, 일종의 ‘감사 나눔’ 캠페인이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제1회 감사나눔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안 목사를 13일 만났다. 안 목사가 전파하고 있는 ‘100감사’ 운동의 출발은 평범했다.
“미국에서 목회를 시작한 지 3년이 막 지난 2002년 초쯤이었어요. ‘나는 열심히 목회하는데 성도들은 왜 나를 싫어할까’ 하는 억울한 마음이 가득한 때였습니다. 그런데 기도 중에 하나님이 말씀하셨어요. ‘자동차를 타고 1시간이나 달려서 네 설교를 들으러 오는 성도들이 너는 고맙지 않느냐, 그들이 매주 꼬박꼬박 내는 헌금으로 네가 생활하는데 그들이 고맙지 않느냐….’”
그는 부끄러웠다. 그리고 교회에서 일명 ‘왕언니’로 불리는, 자신을 가장 싫어하는 여성도에 대해 ‘100감사’를 쓰기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시도였다. 그리고 100가지 감사내용을 그 성도에게 전달했다.
며칠 뒤 맞이한 주일. 평소 안 목사를 차갑게 대해왔던 ‘왕언니’는 예배당 앞 로비에 서 있던 안 목사를 향해 “목사님∼”하고 외치며 달려와 와락 끌어안았다. 보이지 않았던 마음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왕언니’는 사소한 부분까지 잊지 않고 기억해내 감사를 표해준 안 목사에게 큰 감동과 고마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안 목사는 그때 ‘감사의 위력’을 경험했다. ‘100감사’ 운동의 첫 불꽃이 피어오르는 순간이었다.
그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전파하는 ‘100감사’ 운동의 핵심은 뭘까.
“회개와 마찬가지로 감사에도 지(知)·정(情)·의(意)가 필요합니다. 지적으로 알고 감정적으로 느끼면서 의지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가까운 가족부터, 작은 것부터, 지금부터 도전해 보세요. 100가지가 많으면 5가지, 10가지 감사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경험상 말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강한 위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품고 감사의 내용을 찾아야 합니다.”
감사는 자신과 가정과 인생을 바꾼다는 것이 감사운동 11년차 안 목사의 지론이다. 크리스천에게 요구되는 감사의 수준에 대해서도 그는 한마디 덧붙였다.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아가 2:2)’ 같은 정도의 감사가 필요해요. 가시밭 한가운데 피어 있는 백합화는 바람이 불어 가시나무에 찔릴 때면 평상시보다 7∼8배 많은 향기를 내뿜습니다. 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닥쳐와도 평소보다 더 많은 감사거리를 찾아 하나님께 감사할 때 고난의 열매는 더 달콤할 겁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