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정글의 법칙’ 제작진, “재미·감동위해 더 화려하게 포장” 과장표현 인정… 조작설은 강력 부인

입력 2013-02-13 17:30


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최근 불거진 방송 조작 논란과 관련,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방송 내용 전반에 대한 조작설은 강력히 부인했다.

이지원 PD는 13일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병만족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겪는 감정을 피부에 와 닿게 전달하려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네티즌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해명했다. 가령 바누아투 편에서 ‘마을이 생긴 이래 외부인은 처음’이라는 말말족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외부로부터 고립된 말말가족을 소개받아 촬영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이 같은 사실이 담긴 섭외 과정 당시 통역사와 말말족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또 쉬운 코스인 밀레니엄 동굴 통과를 위험하게 묘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드리고자 제작진이 일부러 돌아가는 미션을 줬고, 동굴 통과의 어려움을 다소 과장해 표현했던 자막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 PD는 “진정성을 가릴 수 있는 과장된 편집과 자막을 지양하겠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편을 연출한 정준기 PD 역시 시청자 게시판에 “좀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장면을 선물하기 위해 사실을 약간은 더 화려하게 포장했고, 일부 상황을 진실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출, 가공을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절대 없는 사실을 마치 있는 사실로 둔갑시키지는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아마존 편 방송에서 결혼식을 올린 와오라니 족장의 아들 페드로가 유부남이자 야스니 국립공원의 가이드란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 중 가이드란 사실은 확인됐다. 야생 부족으로 묘사된 와오라니 부족도 여행사 투어로 만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일부에서는 ‘정진요’(정글의 법칙에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만들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정글의 법칙’은 지난 7일 뉴질랜드 편 촬영에 임한 배우 박보영(23)의 소속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제작진을 비난한 글을 쓴 사실이 알려지고, 이후 네티즌들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