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뇌브 모녀 배우 동반 출연 ‘비러브드’… 45년에 걸친 사랑 이야기, 설레는 뮤지컬 영화

입력 2013-02-13 17:21


사랑하는 것과 받는 것, 어떤 게 더 행복할까.

프랑스 뮤지컬 영화 ‘비러브드’(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는 사랑에 대한 고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에 걸쳐 두 여자(엄마와 딸)의 사랑을 은밀하게 관찰한다. 배경은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영국 런던,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어진다. 60년대는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이지만 현재로 다가올수록 쓸쓸함이 깊어진다. 색다른 영화를 찾는 연인끼리 보기 적당한 작품이다.

뮤지컬 영화지만 음악의 쓰임새는 ‘레미제라블’과는 많이 다르다. 배우들의 일반 대사가 기본이고,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만 노래가 적절하게 사용됐다. 차분하게 두 여자의 사랑을 고찰하면서도 은근히 관능적인 분위기다.

60년대 파리, 구두 한 켤레로 우연히 만난 체코의사 자호밀과 사랑에 빠진 마들렌. 둘은 프라하로 떠나 결혼을 하고 딸도 낳지만, 남편의 외도를 안 마들렌은 다시 파리로 돌아와 재혼을 한다. 몇 년 후 자호밀이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며 불쑥 마들렌을 찾아온다. 90년대 런던, 마들렌의 딸 베라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남자가 있음에도 이루어지기 힘든 다른 남자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45년에 걸친 드라마인 까닭에 주요 배역은 모두 2인 1역이다. ‘쉘부르의 우산’ 이후 뮤지컬 영화에서 만나는 프랑스 명배우 카트린 드뇌브(70)가 반갑다. 드뇌브는 아름답게 나이든 중년의 마들렌을 연기한다. 마들렌의 딸 베라 역을 맡은 키아라 마스트로얀니(41)는 드뇌브의 친딸이다. 볼수록 신비한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배우로 모녀의 동반 출연은 처음.

여기에 ‘아마데우스’ 등을 연출한 체코 출신의 미국 감독 밀로시 포르만(81)이 출연해 중년의 자호밀을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2011년 제64회 칸 영화제 폐막작.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