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7)] 사회와 소통하는… ‘Y다운 리더’를 키운다
입력 2013-02-13 16:58
# 2013 학교 - 학교는 자기성장이다
대안학교 ‘키다리교실’
세상에는 할 일이 참 많다. 그래서 이 많은 일들을 감당할 ‘사람’이 필요하다.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기 위한 노력은 ‘교육’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교육’에 대한 평가는 다른 지표들에 비해 훌륭하지 않다. 소위 투자한 시간에 대비한 교육결과 즉, 교육효율성 측면에서 비교대상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노력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슴 아픈 교육 현실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고 대안을 내고 있다. 한국YWCA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YWCA 90년의 역사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했던 여성들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1922년 일제강점기부터 2013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Y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책임에 있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말 그대로 부름에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 아닌가. 이와 같은 의미에서 Y는 그 자체로 교육공동체이다. 짧지 않은 역사를 통해 Y가 감당한 일이 ‘학교’다. 자신에게 부여된 능력이 무엇인지 깨달아 발휘하게 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일, 즉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그 학교의 기능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고자 ‘키우자 Y다운 리더’ 키다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Y다운 리더’는 자신의 삶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리더, 혼자가 아닌 더불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 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리더이다. 그래서 겸손할 뿐 아니라 민감한 리더이기도 하다. 나의 특성과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더불어 나의 한계가 무엇인지 알아 다른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리더,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나 몰라라 하지 않는 공감의 리더이다. 이것이 Y다운 리더십, 즉 Y가 일해 온 방식이자 세대를 이어 계승하고자 하는 기독인으로서의 리더십이다.
2012년은 서울, 청주, 안양, 고양 등 4개 지역 회원YWCA의 60명의 청소년 키다리들과 함께 한국YWCA 100년의 역사를 향해 대장정의 문을 연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된다. 청소년 키다리들은 지난 1년간의 키다리운동과 활동을 스스로 평가하는 Y-틴 전국협의회에서 ‘평화, 다름, 봉사’ 등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제를 두고 여러 가지 자신의 문제를 다른 친구들과 나누고 함께 대안을 찾기도 했다. 마지막 여행을 통해 키다리들로부터 들려온 이야기를 옮겨보았다. 키다리들은 키다리학교에서 의미를 찾아가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알려준 키다리.”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웠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남들 앞에 나가야 할 일들이 많아서 나를 키울 수 있었다.”
문제는 항상 ‘그들’이 아닌 ‘우리’에게 있다. 키다리학교 1년의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도전은 ‘틀깨기’, 즉 어른 키다리들의 답답한 방식을 허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있는 듯, 없는 듯, 나설 때 나서고, 다물 때 다물어야 하는, ‘성인우월증후군’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교육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 출발해 과정을 거쳐 결과를 내는 일이어야 한다. 인간은 남이 하라는 일을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극히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존재인 인간에게 맞는 교육, ‘불분불계 불비불발 (不憤不啓 不?不發·마음속으로 분발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고 애태워하지 않으면 말해 주지 않는다)’이라는 인간개발에 관한 불변의 원칙에 입각해 스스로 기꺼워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학교가 돼야 한다. 그 결과물로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정의와 평화의 세상이 아닐까.
김은경(한국YWCA 실행위원, 세종리더십개발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