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아시아 중심 전략’ 구체화

입력 2013-02-13 03:02

미국이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활용하는 프레데터나 리퍼와 같은 드론 숫자를 줄이는 대신 태평양 사령부 산하 육군사령관의 계급을 올리는 등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중부군 사령부를 이끄는 빈센트 브룩스 중장을 태평양 사령부 육군사령관으로 지명하고 대장인 4성 장군으로 승진시키기로 했다. 지금까지 하와이 태평양 사령부의 육군사령관은 3성 장군이 맡아왔다.



태평양 사령부 산하 육군사령관이 대장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태평양 육군사령부는 해군과 공군사령부와 동격이 된다. 지금까지 태평양 육군사령부를 이끌어온 프란시스 위진스키 중장은 34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은퇴할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태평양 육군사령부 지휘관의 계급을 격상함과 동시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수년간 활용해온 드론의 규모도 처음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는 국방비 지출을 줄이고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이라는 새로운 외교·안보 노선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다.



버지니아주 랭글리 공군기지 공군전투사령부의 마이크 호스티지 사령관은 “군 고위층에서 드론의 필요성을 분석하고 있으며 곧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의 이런 논의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의 경우 드론을 공격할 만한 공군력이나 지상병력의 능력이 떨어지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 등은 우수한 공군력 등을 갖춰 드론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은 데 따른 것이다.



호스티지 사령관은 “미군의 초점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종류의 드론과 항공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열릴 연두 국정연설에서 1년 안에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의 절반가량인 3만4000명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은 6만6000명 수준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결정은 내년 말까지 미국 주도의 아프간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