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청소업무 도시공사 이관 한달 ‘잡음’

입력 2013-02-12 19:18

민간업체가 수십 년 간 위탁운영해 온 전남 여수지역 청소업무가 여수시 도시공사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미화원이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환경미화원노조가 작업을 중단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여수시는 시 청소업무를 맡아온 여수보건공사(위탁기간 28년)와 여천보건공사(26년), 그린여천환경(15년), 진남위생공사(14년) 등 4개 업체의 업무를 지난달 1일부터 시 도시공사가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시 도시공사는 업무에 파행을 겪고 있다. 업무인수인계 과정에서 위탁업체들이 반발해 필요한 청소차량 53대를 원만하게 인수받지 못하면서 비롯됐다. 여수보건공사 등 2개 업체는 기존차량 23대를 도시공사에 넘겼다. 나머지 2개 업체는 차량 인계를 거부한 상태다. 도시공사는 이에 따라 중고차량 28대와 신규차량 2대를 구입해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중고차 23대가 영업용 차량의 통상 내구연한 5년을 넘긴 것이다.

도시공사가 업무를 대행한 지 한 달여 만에 급기야 환경미화원 한 명이 작업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환경미화원 오모(46)씨가 지난 7일 오후 2시30분쯤 여수시 월내동 종합폐기물 처리장에서 쓰레기를 치우던 중 유압개폐식인 차량 덮개에 끼여 숨진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도시공사와 여수시 환경미화원노조가 책임 공방을 벌이며 갈등하고 있다. 노조 측은 “노후된 중고차량을 사용하면서 예고됐던 사고”라고 주장하며 8∼9일 청소업무를 중단했다. 김승남 노조위원장은 “민간위탁업체에서는 5년이 지난 청소차량을 새 차량으로 교체했는데 시 도시공사로 업무가 넘어온 뒤에는 5년 이상 된 차량이 절반이상”이라면서 “노후차량 교체와 정기적인 차량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고는 재발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 도시공사는 이번 사고 원인이 차량 노후에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민수 시 도시시공사 도시미화팀장은 “청소차량 운행 전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조사를 의뢰한 만큼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