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직원 봉사모임 ‘목련회’ 회원들, 독거노인 맞춤형 봉사… 1대 1 결연 맺어 돌봐
입력 2013-02-12 19:03
지난 4일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울 양평동 김귀남(66) 할아버지 집을 찾았다. 서울 영등포구 직원 봉사모임 ‘목련회’ 회원들이다. 김 할아버지 집 창문의 새시는 낡아 틈이 벌어졌고, 그 틈으로 한겨울의 찬 바람이 매섭게 들이닥쳤다. 목련회 회원들은 손을 걷어붙이고 새시를 교체한 뒤 손수 준비한 밑반찬과 내복을 전했다.
목련회 회원들은 이어 곽기희(88) 할아버지 집도 방문해 역시 낡은 새시와 나무 현관문을 교체했다. 수개월째 방치된 쓰레기와 어지러운 부엌살림을 정리하는 것도 그들 몫이었다. 곽 할아버지가 위급할 때 전화를 걸 수 있도록 전화기 옆에 ‘긴급 전화번호’ 스티커도 붙였다. 곽 할아버지는 “낡은 창문 때문에 외풍이 심해서 잠을 잘 수 없었는데, (목련회) 덕분에 남은 겨울도 잘 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목련회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가구를 매달 2가구 이상 발굴해 그 가구에 필요한 맞춤형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 후에도 목련회원과 1대 1 결연을 맺어 지속적으로 도움을 준다. 2004년 4월에 출범한 목련회는 영등포구 여직원 500여명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목련회 회장 송진숙(57·여)씨는 12일 “한 지역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단지 행정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조건 없는 봉사로 지역 구민들을 섬기는 것이 도리라는 의견이 모아져 목련회가 조직됐다”며 “최근에는 남자직원들의 참여도 많아져 사실상 1300여명의 구 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봉사모임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목련회는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뿐 아니라 결혼이민자를 위한 사랑나눔 알뜰장터, 중증장애인 복지시설방문봉사, 김장나눔과 바자회 등 매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봉사 범위를 영등포구를 넘어 타 지역까지 넓히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엘림노인전문요양병원’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면서 노인들과 함께 만두도 빚고, 가야금 연주 공연도 감상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앞으로도 지역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목련회와 함께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에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