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주에 돈 풀어라”… 헤지펀드서 1370억 달러 규모 현금배당 소송
입력 2013-02-13 00:45
주가 하락과 부진한 실적 등으로 위기에 처한 애플에 다시 불똥이 떨어졌다.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털이 애플을 상대로 뉴욕 법원에 현금 배당 소송을 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는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1370억 달러가량의 현금을 풀라는 것으로 애플이 추진하고 있는 우선주 발행 조항 삭제 움직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털 회장은 “애플은 주당 145달러에 해당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애플의 우선주 발행 조항 삭제는 주주들에 대한 보상 방법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보유한 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고 해서 경영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소송이 개시됨에 따라 애플은 오는 13일까지, 그린캐피탈은 15일까지 서면으로 자신의 입장을 제출해야 한다.
애플은 오는 27일 연례 주주총회 안건으로 우선주 발행을 자제토록 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한 바 있다. 이후 그린라이트는 정관 개정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을 제한받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두 배 가량 더 받는 주식이다. 미국 내 20위권의 그린라이트는 애플 주식 0.12%를 보유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생전에는 주주들에게 현금을 배당하지 않는 애플의 방침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가가 치솟고 수익이 높아 언제든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가을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애플 주가는 5개월 만에 33%나 폭락한 상태다. 스마트폰 시장의 거센 추격자인 삼성 등도 부담이다.
지난해 3월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3년간 총 450억 달러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주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