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베총리 엔低 정책 지지”
입력 2013-02-12 18:17
미국이 인위적인 엔저 정책을 펴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에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EU)이 일본의 엔저 정책에 불만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15∼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환율 마찰과 관련한 어떤 대책이 나올지 주목받게 됐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은 성장 촉진과 디플레이션 탈피를 지향하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일본이 구조개혁을 동반한 성장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일본의 무제한 양적 완화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일본의 인위적 엔저를 용인하는 것은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체력을 회복해야 미국 국채를 살 여력이 생기고, 그래야 미국 역시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잭 루 재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의회 승인 지연으로 G20 재무장관 회의에 대신 참석하게 된 브레이너드 차관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은 선진 7개국(G7)이 강하게 확인한 사항”이라면서도 일본 재무성과도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말해 일본의 엔저 정책을 놓고 미국과 일정부분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도 “아베 총리가 제창한 2%의 물가상승 목표는 획기적”이라면서 “목표 달성기간은 2년이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은행이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프라이부르크에서 열린 강연에서 “통화약세 경쟁은 결국 패자밖에 남지 않는다”며 일본의 엔저 정책을 비난했다.
일본발 엔저 정책으로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이번 주말 개최되는 G20회의에서는 각국 간 통화마찰 조정을 위한 노력이 전방위로 전개되고 있다. G7은 G20 회동에 앞서 통화마찰 조정을 위한 별도성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