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1만∼2만원씩… ‘매일 상환 대출’ 돌풍
입력 2013-02-12 17:50
경기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자 빚을 매일 1만∼2만원씩 쪼개 갚는 ‘일수대출’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12일 대출원금을 매일 나눠 갚을 수 있는 ‘매일매일 부자대출’이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지난 5일까지 973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이 5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반년 동안 2000명에 가까운 고객이 외환은행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이 상품은 대출자가 지정한 금액을 하루 단위로 갚을 수 있는 데다 이자만 제대로 내면 원금을 밀리더라도 연체로 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대구은행이 지난해 5월 내놓은 ‘DGB 희망 일수대출’도 지난달 말까지 41억원가량 팔렸다. 대출 한도가 1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상품도 원금을 1개월 이상 밀리지 않으면 연체로 잡지 않는다.
최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일수대출의 인기가 높은 것은 대출금을 갚을 때 목돈이 필요하지 않아서다. 장기간 불황으로 목돈을 모으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출금을 매일 나눠갚도록 한 것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빌려 10년 동안 갚기로 했다면 하루에 약 2만8000원만 내면 되는 식이다.
금리가 최저 연 5∼6% 수준으로 제2금융권 일수대출보다 싸다는 점도 인기 원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자영업 고객들은 대출금이 적더라도 일시 상환이라면 부담을 크게 가진다”며 “매일 조금씩 갚을 경우 자신이 큰 돈을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대출을 조금씩 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