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강행] 1차보다 6배·2차보다 3배 이상 폭발력

입력 2013-02-12 22:15


북한이 12일 실시한 3차 핵실험은 1·2차 핵실험 때보다 강력했다. 6∼7㏏(1kt은 TNT 1000t 규모)으로 추정되는 폭발력은 2006년 1차 핵실험(1kt)에 비해서는 6배 이상, 2009년 2차 핵실험(2∼6kt)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최대 3배 이상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험 장소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동일했으나 실험 시간은 차이가 난다. 1·2차 핵실험을 통해 고수한 ‘월요일 오전 핵실험 공식’이 깨졌다. 3차 핵실험은 화요일 오전 11시57분에 실시됐다. 우리 시간으로는 점심시간이기 때문에 ‘도시락 핵폭탄’이라는 비유가 나온다.

핵실험의 주 표적은 미국이다. 우리 시간으로 월요일 아침은 미국으로 치면 일요일 오후다. 휴일에 깜짝 놀라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1차 핵실험은 10월 9일 오전 10시35분에, 2차는 5월 25일 오전 9시54분에 각각 실시됐다. 10월 9일은 미국 휴일인 ‘콜럼버스 데이’였고, 5월 25일은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였다. 3차 핵실험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시점(현지시간 12일)에 맞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핵실험 시점을 둘러싼 기만전술이 극심했다. 1·2차 때는 외무성 성명에서 ‘핵실험’이라는 명확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쓰지 않았다. 또 대외 선전용 주간지인 통일신보를 통해 “미국이 핵실험으로 지레짐작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교란술을 썼다.

정부는 3차 핵실험이 수소폭탄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까지는 못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한층 강력한 플루토늄탄을 썼거나 고농축 우라늄탄을 실험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은 원료와 제조 방식 등에서 차이가 크다. 고농축우라늄은 길이 3m, 지름 20㎝의 원통형 원심분리기 1000개를 1년 동안 가동하면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는 15∼20㎏의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600㎥ 정도의 소형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어 외부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반면 플루토늄탄은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등 대규모 시설이 필요해 외부에 노출되기 쉽다. 사용후 핵연료 내부에 생성된 플루토늄을 뜨거운 질산용액으로 용해해 추출하고, 우라늄과 분리해 여과·정제 과정을 거친다. 기폭장치의 경우 우라늄탄은 간단한 구조인 반면 플루토늄탄은 복잡하고 시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