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강행] 100여차례 고폭실험… ‘핵 소형화’ 상당 수준
입력 2013-02-12 18:32
3차 핵실험 결과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북한은 노골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핵 문제 전문가들은 3차 핵실험 규모가 2차 핵실험보다 약간 강해진 정도여서 북한이 2차 실험 이후 핵폭탄 소형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에는 상당 수준 근접했을 것으로 평가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북한이 1980년대 이후 100여 차례 고폭실험을 해왔고 두 차례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 능력을 상당히 향상시켰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핵실험에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했을 경우 북한은 플루토늄을 원료로 한 핵무기와 HEU 핵무기를 모두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셈이 된다.
북한은 2002년 이후 세 차례 이상 핵 원료 재처리를 통해 40∼63㎏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 이를 두 차례 핵실험에 사용하고도 4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플루토늄 5∼8㎏이 필요한 걸 감안하면 적어도 8개 이상 만들 분량을 갖고 있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한미연구소의 조엘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확보한 연료만으로도 플루토늄 핵무기를 매년 1개씩 생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핵 원료 제조 공장을 재가동할 수 있다면 2019년까지 14∼18개의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플루토늄을 기반으로 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80년대 중반부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로 플루토늄 추출이 어려워지자 생산 시설 규모가 작아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눈을 돌린 것이다. 북한은 83년 핵무기화할 수 있는 우라늄 추출을 위해 기초 원료인 육불화우라늄(UF6) 생산 공정을 개발했으며 90년대 들어 파키스탄의 핵 전문가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지원을 받았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감춰오다 2002년 10월 미 국무부 제임스 켈리 특사가 방북해 추궁하자 시인했다. 2010년 11월에는 미국 핵 전문가인 스탠퍼드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원심분리기가 있는 우라늄 원료 추출 공장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제3의 장소에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