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생 뇌파 분석 연구논문 세계 유수 뇌과학 저널에 게재됐다
입력 2013-02-12 11:13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학년에 재학중인 이경연(19·사진)양은 지난 학기 장학금을 받지 못할 정도로 성적이 떨어졌지만 대신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 이양의 논문이 세계 유수 저널에 실리게 된 것. 이양은 11일 “아직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뇌 인지과학자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양의 논문이 과학논문색인(SCI) 등재 뇌과학 분야 세계 유수 저널인의 최종 게재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양은 뇌에서 동작을 상상할 때와 실제 동작을 할 때 같은 뇌파가 나온다는 기존의 연구를 활용, 자동으로 뇌파를 분석할 수 있는 뇌-컴퓨터 신호 처리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 저널은 주로 대학원생과 교수들의 논문으로 채워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학부생의 논문이 실리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양을 지난 두 학기 동안 지도한 컴퓨터공학과 김선 교수는 “대학 2학년생이 한 연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데이터와 연구 기법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이양은 고등학교 시절 책을 보다가 우연히 ‘뇌’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원외고에 재학 중이던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국제 뇌 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로는 최초로 참가해 동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양이 수강한 ‘학생자율연구’ 수업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아 학생 스스로 연구를 진행하는 수업이다. 수업은 학기 단위로 끝났지만, 학기가 끝난 뒤에도 방학에 시간을 투자해 연구에 매진했다. 연구에 열중한 나머지 성적은 평점 4점대에서 2점대로 크게 떨어졌다. 이양이 받고 있던 장학금 커트라인 3.3점에 미달돼 장학금 수혜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