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개강 코앞인데 방이 없어요”… 주요대학 기숙사 수용률 대부분 10% 못미쳐
입력 2013-02-11 18:01
대학가가 하숙대란·전세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숙사 수용규모는 평균 10%를 밑도는 데다 학교 주변 전세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월세로 전환한 원룸들도 6개월∼1년치를 요구하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로 진학한 지방출신 예비대학생들이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광주의 한 여고를 졸업하고 다음 달 한양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김모(19)양은 이달 말부터 지낼 곳을 알아보기 위해 11일 부모와 함께 상경했다. 김양은 “이달초 기숙사 추첨에 떨어져 급한 마음에 연휴 마지막 날을 이용해 서울로 올라왔다”며 “전세를 생각하고 있지만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이어 “여학생의 경우 기숙사 수용 규모가 남학생보다 훨씬 적어 입주가 더 어렵다”며 “난생 처음 집을 떠나 혼자 살게 되는데 치안이 좋은 곳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공시된 지난해 서울 주요 대학들의 기숙사 수용률을 분석한 결과 홍익대가 4.2%, 한양대가 6.3%, 한국외대가 8.1%, 이화여대가 8.2%, 고려대가 9.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21.6%), 서울대(20.6%), 연세대(19.2%) 등이 비교적 높은 축에 속하지만 기숙사에 입주하려는 학생들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연세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1)씨는 “매번 지원을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학교 기숙사 추첨에 뽑힌 적이 없어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며 “대학 기숙사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몇 년 전부터 나왔지만 수용률은 제자리걸음”이라고 토로했다.
대학 주변 전세금은 지난해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다. 게다가 원룸 등 전세 매물이 속속 월세로 전환되고 있어 학교 주변 전세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또 전세로 머물던 대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학교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재계약을 선호하면서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신촌 인근 Y부동산 김모(54) 대표는 “한 달 전부터 전세는 동이 났다”며 “예년 같으면 지금이 한창 바쁠 때인데 대학가까지 이렇게 전세난이 심할지는 예상 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전세품귀 현상으로 월세나 하숙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대학가 원룸의 경우 월세가 50만∼55만원에 달하고, 6개월에서 1년치를 미리 받으려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의 부담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