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카드 大戰’ 불붙었다
입력 2013-02-11 17:53
회사원 김명종(32)씨는 요즘 집 앞 편의점에 갈 땐 휴대전화만 들고 나간다. 지난달 발급 받은 ‘모바일카드’ 덕에 굳이 지갑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모바일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 행사도 진행 중이다. 김씨는 “지갑을 따로 안 챙겨도 되는 데다 깎아주기까지 해 요즘 모바일카드를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가 카드 역할까지 하는 모바일카드 이용자가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다. 플라스틱 카드가 없어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 혜택은 일반 카드보다 많기 때문이다. 통신사를 등에 업은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모바일카드 시장에 불이 붙었다. 대형 카드사들도 뒤질세라 공동으로 모바일카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나SK카드는 지난해 말까지 누적 기준으로 모바일카드 58만7000여장을 발급했다고 11일 밝혔다. 2011년 17만장에서 3.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비씨카드의 경우 지난해 8월 말까지 2만장 발급에 그쳤던 모바일카드가 지난해 말에는 누적 기준으로 30여만장에 이르렀다.
카드업계는 현재 성장속도가 유지될 경우 올해 최소 200만장에 달하는 모바일카드가 발급될 것으로 내다본다.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가 회사의 사활을 걸고 모바일카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비씨카드 이강태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 당시부터 “모바일카드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었다. 두 회사는 통신사(SK텔레콤, KT)와 협력체제를 구축하면서 각종 부가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카드 이용이 늘어나면서 시장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20∼30대는 모바일카드 사용에 쉽게 익숙해지는 데다 기존 카드보다 혜택이 많다는 점 때문에 플라스틱 카드를 버리고 있다. 최근 하나SK카드 조사결과 지난해 모바일카드 이용 고객의 74%가 20∼30대였다.
모바일카드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신한·KB국민·삼성·현대 카드는 공동으로 모바일카드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이들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바일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현재 모바일카드는 통신사의 금융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칩에 카드 정보가 담기는 방식이라 카드사가 통신사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모바일카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가맹점 수가 부족한 것은 단점이다. 현재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7만여곳에 달하지만 이 중 대다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외에는 커피전문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가맹점도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