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 50%도 안 되는 초유의 사태… 朴 ‘지지율 하락’ 어떻게 풀어갈까
입력 2013-02-11 17:5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0%를 밑도는 결과가 나왔다. 50%도 안 되는 지지율로 대통령에 취임하는 초유의 사태를 박 당선인이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4∼7일 1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당선인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48%, ‘잘못하고 있다’는 29%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이 당선인 직무수행 평가 주례조사를 시작한 1월 셋째주 이후 가장 낮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들에게 ‘어떤 점에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답해 달라’고 묻자 50%가 ‘인사를 잘못한다’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등용했다’ 등 인사 문제를 꼽았다. 이어 12%는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국민과의 소통이 미흡하고 너무 비공개로 업무를 처리하며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독선적이고 독단적이며 자기 위주란 답변이 8%, ‘공약 실천이 미흡하다’거나 ‘공약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며 공약 문제를 지적한 응답이 7%였다.
이 같은 결과는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등 잇단 인사 실패와 정권 출범을 2주 앞두고도 조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국민 상당수가 피로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설 연휴 민심을 전하면서 하나같이 “인사가 늦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컸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특히 박 당선인의 강력한 지지층인 60대 이상의 불만과 이탈이 감지된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조차 ‘잘하고 있다’ 54%, ‘잘못하고 있다’ 18%로 지지도가 높지 않았다. ‘의견 유보’도 22%나 됐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11일 “노인연금 등 복지 공약에 대한 불만이라고 특정하긴 어렵지만, 인사 문제와 함께 이런 부분이 부각되면서 박 당선인을 대선 때 지지했던 분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은 다만 이번 조사 결과에 8일 정홍원 총리 후보자 지명과 야당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여야 대표 회동 소식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당선인의 지지도가 일단 바닥을 친 것 같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박 당선인이 향후 5년간 직무수행을 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71%가 ‘잘할 것’이라고 답변한 만큼 기대감 자체가 낮아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 측도 추가 인선이 속속 발표되면서 정부 출범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지지율이 곧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장점인 민생 현장 방문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사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는 만큼 지지율도 회복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