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1순위 후보자 고사 2순위 정홍원 전격 낙점설… 새 정부 인선 발표 안팎

입력 2013-02-11 17:52

설 연휴 직전인 8일 단행된 새 정부 첫 인선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이 먼저 발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조차 당일 오전에야 총리 후보자 발표 사실을 알았을 만큼, 최종 인선 과정에서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예정에 없던 총리 후보자가 발표됐을까.

먼저 검증 결과가 막바지까지 유동적이어서 발표 시점을 알기 어려웠다는 설이 나온다. 박 당선인의 핵심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증이 막바지까지 진행돼 다들 발표 여부를 정확히 내다보지 못했다”며 “나도 오전에야 ‘총리 후보자가 발표될 것’이라는 정도만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박 당선인조차 (검증이) 그렇게 빨리 마무리될지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지난 7일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검증이 늦어져 발표를 당장 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해 총리 후보자 인선은 설 연휴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황 대표와 문 비대위원장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총리 후보자를 발표하시냐’고 물었고, 이에 박 당선인이 ‘검증이 늦어져 내일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은 “박 당선인이 ‘검증이 늦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검증 대상을 ‘총리’로 못 박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설 민심을 고려해 박 당선인이 인사 순서를 막판에 수정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총리 후보자 발표 시기를 놓고 ‘천천히 하더라도 검증을 제대로 한다’는 박 당선인의 입장과 ‘설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시급히 해야 한다’는 비서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자가 고사하자 대안으로 검토되던 정홍원 후보자에게 연락이 갔고 그가 전격 수락해 발표가 앞당겨졌다는 얘기도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1순위 후보가 끝내 고사해 2순위로 거론됐던 정 후보자에게 급히 연락이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