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 총기난동, 현상금 100만달러… LA서 상관 딸 등 3명 살해
입력 2013-02-11 17:46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서 해고된 전직 경찰관이 전 상관 딸과 약혼자, 현직 경찰 등 3명을 이른바 보복살해한 뒤 나흘째 도주행각을 벌여 LA 일대가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현지 경찰은 남부 캘리포니아 9개 카운티에 1급 비상령을 발동하고 수천명을 투입해 검거 작전에 나섰다. 경찰특공대(SWAT)는 물론 첨단 헬리콥터와 장갑차,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까지 동원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급기야 10일(현지시간) 용의자인 전직 경찰 크리스토퍼 도너(33)에게 현상금 100만 달러까지 내걸었다. 100만 달러는 지역 차원의 현상금으로는 최고 액수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키 180㎝, 몸무게 120㎏의 도너는 경찰 임용 이전 해군에 복무하면서 특수훈련을 받았고 경찰 수색작전도 잘 알고 있어 포위망을 피해나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너는 LAPD 소속 경찰관 여러 명과 가족을 ‘살해 대상자’로 지목해 경찰은 도너 검거작전뿐만 아니라 명단에 오른 인물에 대한 경호작전까지 펼치고 있다. 더욱이 흑인인 도너가 페이스북을 통해 LAPD 내부에서 인종차별이 극심하고 부패와 비리가 판을 친다고 고발해 여론도 좋지 않다.
2005년 LAPD 소속 경찰로 임용된 도너는 상관을 무고했다는 이유로 2008년 해고됐다. 상관이 피의자를 발로 걷어찼다고 고발했지만 당국은 도너가 없는 사실을 지어냈다는 결론을 내리고 오히려 도너를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LAPD 찰리 벡 국장은 “경찰 내부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도너 주장은 걱정스러운 사안”이라며 “주장이 사실인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오인 총격도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 8일 신문 배달 트럭이 도너의 픽업트럭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별다른 검문 절차 없이 총격을 가해 2명이 부상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