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인선] 軍출신 중용도 ‘박근혜 스타일’
입력 2013-02-11 21:58
청와대의 장관급 실장 3자리 중 비서실장을 제외한 국가안보실장과 경호실장을 군 출신이 차지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을, 박흥렬 경호실장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정통 군인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일 군 출신 인사를 청와대 요직에 기용한 것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인사스타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는 물론 내각에 군 출신 인사들을 중용했고, 이를 지켜본 박 당선인이 그들의 국가관과 사명감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실장과 박 실장의 인연도 화제다. 김 실장이 육참총장을 맡았을 때 박 실장은 육군참모차장을, 김 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할 때 박 실장은 육참총장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이번 인사에서 김 실장이 박 실장을 경호실장에 강력히 추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 당선인이 청와대 비서실장보다 앞서 국가안보실장과 경호실장을 먼저 발표한 데는 최근의 안보위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안보 위기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가안보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된 국가안보의 컨트롤타워에 해당한다. 김 실장은 북한 핵실험 위협으로 초래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외교·안보 정책을 조율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역대 경호실장 16명 중 12명이 군 출신이었고 2명은 경찰, 2명은 내부승진이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군 출신 경호실장 임명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경호처를 경호실로 격상하고 군 출신을 다시 경호실장에 기용한 것은 대통령의 신변 안전이 국가안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과 함께 직접 테러를 당했던 경험, 가족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당선인은 2006년 5월 지방선거 유세 도중 면도칼로 안면을 공격당하는 테러를 당했고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도 총탄에 서거하는 비운을 겪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