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사 3명 나이지리아서 피살… 이슬람 급진단체 소행 추정

입력 2013-02-11 17:47

나이지리아 동북부 요베주(州) 포티스쿰 병원에서 근무하는 북한인 의사 3명이 무장괴한에 살해당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과 기술교환 프로그램을 체결한 요베주에는 2005년 북 의료진 18명이 파견됐으며 이 중 의사 4명이 포티스쿰 병원에 배치됐다.

사누시 루파이 요베주 경찰청장은 “괴한들이 10일 오전 1시쯤 북한 의사들의 거주지 담장을 타고 넘어와 흉기로 의사들의 목을 베고 달아났다”고 밝혔다. 의사의 아내들은 당시 집 밖 화단에 웅크리고 있었고 실내에는 흉기에 베인 세 명의 시신이 놓여 있었다.

AP에 따르면 시신 두 구의 목에 상처가 있었으며 다른 한 구는 참수당한 상태였다. 한 지역 주민은 범인들이 약탈을 위해 북한 의사들이 머물던 거주지를 샅샅이 뒤졌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 10명을 체포했으나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최근 수년간 나이지리아 동북부를 중심으로 테러 행위를 저지른 이슬람 급진단체 ‘보코 하람’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현지 언어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란 뜻을 지닌 보코 하람은 2002년 결성돼 지난 한 해만 600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지리아는 북부 이슬람 지역과 남부 기독교 지역으로 나뉘어 종교 갈등을 겪고 있다.

살해된 의사들은 현지 병원과 떨어진 한적한 주택지에 거주했으며 평소 경호원을 두지 않고 삼륜택시를 타고 포티스쿰 시내를 돌아다녔다고 요베주 병원협회장은 설명했다. 수도 아부자에서 동북쪽으로 약 500㎞ 떨어진 포티스쿰은 요베주의 경제 핵심지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