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후보 검증] 누구인가… 교사서 검사로, 자기관리 철저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

입력 2013-02-11 17:39

정홍원(69) 국무총리 후보자는 2004년 검찰을 떠난 뒤 공직후보자 하마평에 계속 올랐다. 그때마다 검찰 안팎에선 정 후보자에 대해 “언제든 인사청문회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이란 평가가 나왔다.

변호사 개업을 한 뒤엔 2년여 동안 법무법인 로고스에 몸담았지만 사건은 거의 수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과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을 하면서 ‘돈’과 거리가 있는 공인으로 주로 지냈다. 이런 이력은 그가 후배들에게 사건 민원하는 걸 싫어해 변호사로 일하는 걸 탐탁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란 게 주변 법조인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그는 검사 퇴직 후에도 법무부 장관 등 공직 후보자에 감초처럼 물망에 올라 자연스럽게 자기관리를 해온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자는 경남 하동에서 12남매의 여섯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부산 경남중 재학 시절 학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부친을 설득해 진주사범학교에 들어가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다.

검사 시절엔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대검 중수과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3차장 등을 거치면서 1982년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과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1998년 안기부의 대선 개입 ‘북풍 사건’ 등을 수사했다.

가까이에서 그를 지켜본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11일 “접인춘풍 임기추상(接人春風 臨己秋霜·다른 사람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지만 자신에게는 서릿발처럼 엄격함)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검 감찰부장 재직 때는 부산에 사무감사 출장을 갔다가 서울에서 일이 터지자 밤새워 일을 하고 아침도 거른 채 서울로 올라오기도 했다”며 “자기 업무에 철저하고 열정적인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는 외아들 정우준 통영지청 검사가 결혼할 때 전세금을 보태주고 증여세를 냈고, 공직에 있을 때나 퇴임 후에도 자신 앞으로 오는 명절 선물을 대부분 되돌려보낼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한다.

정 후보자는 사무실 탁자에 항상 성경을 올려놓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경기도 분당 할렐루야교회 안수집사인 정 후보자는 주일 교회 앞 길거리에서 교통봉사를 하기도 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때는 식사비를 업무추진비 카드가 아닌 개인 카드를 사용할 정도로 엄격했지만 인자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평판이 좋았다고 한다.

정 후보자는 지명 당일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보통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