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 그늘] 무서운 이웃… 층간소음으로 칼부림 윗집 형제 살해
입력 2013-02-11 17:36
설 연휴 기간동안 이웃 간 갈등으로 인한 살인 사건과 방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설을 맞아 부모 집을 방문한 형제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45)씨를 추적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설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면목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김모(33)씨 등 형제 2명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 아파트 6층에 머물던 용의자 김씨가 7층 집에 있던 김씨 형제에게 ‘시끄럽다’고 항의하다 감정이 격해져 두 사람을 화단으로 불러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김씨 형제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 출혈로 숨졌다. 피해자인 형 김씨는 아내와 세살짜리 딸을 데리고 부모 집을 찾았고 동생 김모(31)씨는 지난해 12월 결혼을 한 상태였다. 김씨는 현재 휴대전화를 꺼놓고 잠적했다.
40대 남성이 평소 갈등을 겪어온 윗집에 불을 지른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11일 윗집에 불을 질러 주민을 다치게 한 혐의(현주건조물 방화치상)로 박모(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설 명절인 지난 10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목동 다가구 주택 2층 홍모(67)씨 집에 들어가 거실에 석유가 든 유리병을 던지고 불을 붙인 혐의다. 이로 인해 설을 맞아 홍씨 집에 모여 있던 홍씨와 두 살배기 손녀 등 일가족 6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주택 1층에 사는 박씨는 4년 전에도 누수 문제로 홍씨에게 소송을 걸어 보상금 600만원을 타 낸 적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을 맞아 홍씨 집에 일가족이 모여들어 시끄러웠다는 주변인 진술을 토대로 층간 소음을 방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