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포 20% 하루 10만원도 못판다… 불황·대형마트 등에 고객 뺏겨

입력 2013-02-11 17:26


지난해 전통시장 점포 5곳 중 1곳은 하루 10만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장경영진흥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전국 전통시장 1511곳의 점포 20만423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매출액이 10만원 미만인 점포가 전체의 19.3%에 달했다. 이 중 5.3%는 5만원 미만이었다. 매출액별로 10만∼15만원 17.7%, 15만∼20만원 10.3%, 20만∼100만원 45.9%, 100만원 이상은 6.8%였다.

하루에 판매액이 10만원도 안 되는 점포 비율은 2008년 8.6%, 2010년 13.7%에서 지난해 20% 가까이 급증했다. 반대로 100만원 이상 매출 점포는 2008년 7.8%, 2010년 11.2%로 증가했다가 6.8%로 크게 줄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에 고객을 빼앗기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시장 1511곳 중 서울과 6대 광역시 등 대도시 소재 시장은 41%였고 중소도시 37.4%, 읍·면 지역 21.6%였다.

올해도 전통시장 경기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소상공인 1월 체감경기 실사지수(BSI)는 65.5로 지난해 12월 89.8보다 크게 줄었다. 매출실적 BSI도 96.0에서 65.7로 급감했고, 자금 사정 BSI도 95.6에서 68.1로 대폭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일 방문한 서울 중곡 제일시장이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활로를 찾은 전통시장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중곡제일시장도 다른 전통시장처럼 1.5㎞ 안에 대형마트와 SSM이 줄줄이 들어서며 고사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SK텔레콤의 지원으로 첨단 ICT를 전통시장에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시장 상인들은 태블릿PC 하나로 주문·상품관리, 마케팅, 상권분석, 실적관리 등을 해결하고, 인터넷 쇼핑몰인 ‘11번가’를 통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첨단 시장으로 거듭났다.

태블릿PC로 매장을 관리·운영하는 시스템은 SK텔레콤의 소상공인 경영지원 서비스인 ‘마이샵’을 통해 구현됐다. 박 당선인도 마이샵을 설치한 정육점, 참기름집 등 상점들을 방문해 ICT가 전통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지켜봤다. 박 당선인은 “이런 성공적인 사례가 많이 전파돼 민간 기업에서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전통시장에 어떻게 IT를 접목해 활성화하는지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고 창조경제에 앞장섰다”고 평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