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高高 봄철 ‘전세대란’ 오나… 아파트 매물 품귀현상 속 전세 수요만 급증세
입력 2013-02-11 17:16
새해 들어서도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와 전셋값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11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 비율(전세가율)’이 55.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5%를 넘어선 것은 2002년 12월(55.5%) 이후 11년 만으로 매매가격 약세와 전세가격의 강세를 반영한 결과다. 지역별로는 한강 이북 14개 구가 57.1%로 이남 11개 구 53.7%를 웃돌았다.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0.1%로 나타나 이 조사를 시작한 1998년 12월(50.6%)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광주(78%)가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경북(75.2%), 대구(74.6%), 울산(72.8%) 순으로 전세가 비중이 높았다.
아파트 거래량은 바닥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 72만 가구를 기록, 전년(91만 가구)보다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취득세 인하 효과로 지난해 11월(7만 가구)과 12월(10만 가구)에는 거래량이 약간 늘었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올 들어서도 아파트 매매는 자취를 감췄고, 전세를 찾는 수요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 들어 전국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2조원 넘게 줄어든 반면 전세 시가총액은 3조원 이상 늘어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1914조원으로 연말보다 2조225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총은 1203조원에서 1107조원으로 1개월 동안 3조2800억원 증가했다.
전세가격 강세는 봄 이사철을 맞아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1986년부터 작년까지 27년 동안 월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2월 2.1%, 3월 1.7%로 2월이 가장 높았다. 올해 서울 전세 재계약 물량은 2월 1만1253건, 3월 1만952건, 4월 8955건, 5월 8396건, 6월 9103건 등 2∼3월에 집중돼 있다. 특히 최근 금리 하락으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세 매물은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학군 수요가 몰리는 강남 대치동과 도곡동 아파트 단지에서는 설 연휴 전부터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101㎡ 규모 은마아파트 전세는 2억9000만원에는 찾기 힘들고 3억2000만∼3억5000만원에 얻을 수 있다.
대치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매매는 잘 안되고 전세 물건을 찾는 사람들만 몰려 물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8학군 도곡동 아파트들도 물건이 없어 전세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 전세가격은 연말 대비 2000만∼3000만원 뛰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에도 이사철을 맞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장희 백상진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