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쇼크’ 너무 아픈 예방주사… 월드컵대표 크로아티아에 0-4 완패

입력 2013-02-07 22:44

‘최강희호’가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공격과 수비 전반에 걸쳐 조직력을 가다듬지 않을 경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은커녕 본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축구대표팀은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크로아티와와의 평가전에서 0대 4로 완패했다. 상대가 세계랭킹 10위의 강호라고 하지만 한국(34위)도 최고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해외파 선수를 무려 8명이나 총출동시키는 등 최정예 멤버가 나섰음에도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다.

대표팀은 짧은 준비기간에 치밀한 조직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개인기에만 의존한 공격과 빠른 역습에 대한 허술한 대처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격에서 최강희 감독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으로, 좌우 날개에 손흥민(함부르크)과 이청용(볼턴)을 세웠다. 중앙 미드필더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스완지시티) 조합을 내보내는 등 공격진을 전원 유럽파로만 꾸렸다.

하지만 지동원을 겨냥한 패스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좌우 측면을 맡은 손흥민과 이청용의 공격력도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좌우 풀백들의 공격 가담은 적극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크로스의 질이 떨어져 번번이 수비벽에 막혔다.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국(전북)-박주영(셀타 비고) 조합으로 투톱을 꾸렸다. 하지만 전반 지동원 원톱보다 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격 상황에서 스피드가 떨어지다 보니 상대 수비수에게 공격루트가 그대로 읽히면서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는 데 실패했다.

수비에서는 크로아티아의 빠른 역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조직력이 문제였다. 한국은 최재수(수원), 신광훈(포항),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알 샤밥)의 포백라인을 구축했다. 하지만 전반 초반부터 크로아티아 공격진이 강하게 압박을 해오면 허둥대며 제대로 볼 처리를 못하는 장면이 여러 번 노출됐다.

7일 귀국한 최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공격·미드필드·수비의 모든 문제를 총망라해 준비하겠다”며 “해외파 선수들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 만큼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4경기 중 홈에서 치르는 3경기는 반드시 잡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