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배출] 취업자 99%가 정규직… 이젠 기업이 인재로 키워야

입력 2013-02-07 22:29


마이스터고가 첫 졸업생 3375명을 배출했다. 취업률이 90%를 상회하며 이들 가운데 99%가 정규직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돼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고교 때부터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맞춤형으로 가르쳐 ‘명장’으로 육성하는 것이 마이스터고 정책의 목표였다. 하지만 이들이 각 분야 거장으로 자리 잡아 ‘고졸시대’의 첨병으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고졸시대 열릴까=교육과학기술부가 7일 발표한 마이스터고 1회 졸업생의 취업률은 93.5%다. 운동부·특수아동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취업률 100%다. 대기업과 공기업 등 선호도가 높은 직장에 취업한 비율도 40%가 넘는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정부가 많은 공을 들인 정책이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다. 현재까지 총 38개 마이스터고가 지정돼 28개가 운영 중이며 이들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기업체 수는 2142개나 된다.

마이스터고는 기업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서 제몫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이 강점이다. 대기업 임원이 개방형 공모로 교장이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으며, 질 높은 실습 기자재를 들여와 매년 3대 1 이상의 입학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취업의 질도 뛰어나다. 마이스터고 출신들은 대부분 굴지의 대기업이나 높은 보수와 안정성이 보장되는 공기업 등에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실업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마이스터고 출신들의 눈부신 취업률은 단연 돋보인다.

에너지 분야에 특화돼 있는 서울의 수도전기공고의 경우 졸업생 전원이 취업했으며 이들 가운데 55.1%가 공기업에 들어갔다. 기계·자동화 분야의 울산마이스터고 역시 50.9%가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이제 공은 기업으로”=이제는 기업이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며 인재로 키워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학력 차별이 엄존하는 기업 문화에서 고졸 출신들이 좌절할 경우 ‘마이스터’의 꿈은 이뤄지기 어렵다.

장명희(한국직업능력개발원 마이스터고 지원센터 소장) 박사는 “학력 중심의 인사제도를 가진 기업이 여전히 대다수다. 능력 위주의 사회가 밑바탕이 돼야 마이스터고도, 선취업 후진학 정책도 정착할 수 있으며 기업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할 일도 적지 않다. 단기적인 걸림돌은 병역 문제다. 기업들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학생들의 경력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병역제도를 국방부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학 교육 체계 정착도 정부 몫이다. 대학들이 재직자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학사운영과 산학협력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 다양화도 숙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