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서울·천안 등 전국 20곳 미세먼지 기준치 넘었다

입력 2013-02-07 22:59


지난달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대기환경 기준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겨울 쏟아진 폭설과 한파 탓이다. 쌓인 눈이 미세먼지를 머금고 있다가 녹으면서 수증기와 함께 먼지가 대기 중에 뿜어져 나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스모그 영향도 크다.

국민일보가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최봉홍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1월 전국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환경부의 대기환경 기준인 100㎍/㎥을 넘는 지역이 20곳에 달했다. 환경부는 크기가 10㎛ 이하인 미세먼지 ‘PM10’ 농도의 대기환경 기준을 ‘일 평균 100㎍/㎥ 이하’로 두고 있다.

2011년 1월에는 미세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올 1월에는 서울을 비롯해 20곳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지역별로 기준치를 초과한 날은 천안 8일, 영월 7일, 수원 7일, 서울 6일, 대구 5일이었다. 특히 천안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13일 215㎍/㎥를 기록해 기준치보다 배 이상 높았다.

일 최대농도가 기준치의 배인 200㎍/㎥를 넘긴 곳도 많았다. 최대농도는 서울 195㎍/㎥, 관악산 275㎍/㎥, 천안 243㎍/㎥, 수원 214㎍/㎥, 춘천 159㎍/㎥, 영월 208㎍/㎥, 전주 201㎍/㎥를 기록했다.

올 1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것은 눈과 추위 때문이다. 이번 겨울엔 유독 눈이 많이 내렸고, 습기가 찬 공기와 만나 얼어붙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도 함께 얼어붙었다. 이어 눈, 얼음에 섞여 지상에 쌓여 있던 미세먼지가 날이 풀리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와 함께 증발해 농도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추웠다 풀리기를 반복하는 날씨 탓에 이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종춘 대기환경연구과장은 “서해안 지방은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자주 받는데 최근 중국의 스모그가 심해지고 있다”며 “게다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도 폭죽 등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이종태 교수는 “미세먼지는 기관지나 폐 속 깊숙이 침투해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며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는 마스크를 쓰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