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만 챙기는 과외중개사이트… 등록 학생들 ‘이미 과외 선생 구해’ 답장 매번 허탕

입력 2013-02-07 22:51

대학생 이모(25)씨는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로 과외 교습을 해보려고 지난달 과외중개사이트 G사에 ‘선생님 회원’으로 가입했다. 1만5000원을 결제하고 유료회원이 된 후 한 달 동안 수업 지역과 과목, 과외비가 알맞은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100여 통이나 보냈다. 하지만 이씨에게 돌아온 답장은 ‘이미 구했다’는 내용뿐이었다. 이마저도 일부만 답장이 왔고, 답이 없는 학생들이 절반을 넘었다. 이씨는 7일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아 지인을 통해도 과외를 구하지 못해 유료회원 가입까지 했는데 돈만 날렸다”고 푸념했다.

대학생 심모(25·여)씨도 최근 T과외중개사이트에 가입해 한 고등학생이 자신을 ‘찜’했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답장을 했지만 과외를 구하지는 못했다. 학생에게 연락을 해보니 “3개월 전에 과외를 구해서 이미 하고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

과외 교사와 학생을 중개해주는 과외중개 사이트가 교사 회원들에게 가입비만 챙기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과외 중개 사이트에서 학생의 전화번호나 상세정보를 보려면 3개월에 1만5000∼3만원 정도의 가입비를 내고 유료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학생들 눈에 잘 띄도록 아이콘이 붙거나 홈페이지 잘 보이는 곳에 올라갈 수 있는 등급이 되려면 두 배에 가까운 돈을 더 내야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는 형편없는 곳이 많다. 한 업체의 경우 6개월 이전에 남겨진 교사 구인 글이 현재까지 최신 글 코너에서 올라와 있다. 또 다른 업체는 교사가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학생의 정보를 보려 해도 학생 전화번호가 공개되지 않아 연락이 불가능했다.

포털 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과외중개 사이트는 150개가 넘지만 법적인 범위가 모호해 문제가 생겨도 해결받기 어렵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