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사위 말은 잘들었다”… 류춘항 금융당국 실세
입력 2013-02-07 18:00
‘그 장인에 그 사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중요한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는 사위인 류춘항(劉春航)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 통계부 주임 겸 연구국 국장의 의견을 상당 부분 참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보쉰(博訊),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 등 중화권 매체들은 7일 중국 매체 ‘조사(調査)’를 인용, 이 같은 관측을 내놓았다.
올해 40세가량인 류 국장은 2006년 은감회 통계부 부주임 겸 연구국 부국장으로 관계에 진출해 이듬해 현직으로 승진했다. 은감회 내 최연소 국장으로 금융당국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보쉰 등은 원 총리 금융정책 결정 배후에 류 국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두 사람의 공개 발언 내용을 대조해 보면 그런 정황들이 읽힌다고 꼬집었다.
류 국장은 2008년 말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국 금융계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지만 부동산업계와 은행업계에 경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도 얼마 후 이와 판에 박은 듯한 발언을 했다. 2009년 초 핫머니가 중국 부동산에 몰려들자 류 국장은 금융계에 위기를 경고했고 원 총리는 두 달 만에 같은 내용의 경고를 내리면서 은감회에 감독관리 강화를 지시했다. 장인과 사위가 서로 잘 통하고 상당한 묵계가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류 국장은 1990년대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유학기간에 역시 유학 중이던 원 총리의 딸 원루춘(溫如春)과 알게 돼 졸업 후 결혼을 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