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 핫라인 구축”… 日, 중국에 회담 제의

입력 2013-02-07 18:00

중국 해군 함정의 사격통제용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일본은 중국과 군 당국 간 핫라인 구축 회담 재개를 제안키로 하는 등 긴장완화를 위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은 양국 간의 우발적인 충돌을 우려해 중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중국 해군의 레이더 조준 사건은 유엔 헌장에서 금지하고 있는 무력 위협에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자위대와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유엔헌장 2조 4항은 회원국이 따라야 할 원칙으로 무력이나 위협으로 다른 국가의 영토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을 저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그러면서도 “레이더 조준과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상 안전 메커니즘 구축을 위한 회담 재개를 중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일 양국은 2011년 7월 국방 분야 차관급 회담 당시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지난해 9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를 계기로 세부 협의를 중단했다.

미국 역시 중국이 센카쿠에 전투기를 투입하고 해군 함정이 사격통제용 레이더를 조준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영유권을 둘러싼 주장은 궁극적으로 제어불능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다른 나라에 위협을 주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자제를 촉구한 셈이다. 미국과 중국은 2001년 4월 하이난다오 근처에서 미군 정찰기가 중국 전투기와 충돌한 뒤 불시착한 사건이 불거진 뒤 2008년 군 수뇌부 간 핫라인을 구축했다.

하지만 중국의 분위기는 강경하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4일 란저우 군구를 방문해 “군사투쟁 준비를 강화하고 군의 정보화 수준을 높여 전쟁을 할 수 있고, 전쟁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창룽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아예 베이징 군구 휘하부대 방문에서 “군대가 훈련할 때는 항상 전쟁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일본에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