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9만7000명 자살 고위험
입력 2013-02-07 22:36
우리나라 학생 22만3000여명이 학교 내에서 관리가 어려운 정신건강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정부의 첫 전수검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자살을 생각해본 고위험군이 9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전체 초·중·고교생 668만2320명 가운데 97.0%(648만2474명)를 대상으로 벌인 2012년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학생정신검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정부가 학생정신검사를 전수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만 실시했었다.
검사결과 전체 학생의 16.3%인 105만4447명이 ‘관심군’으로 나타났다. 관심군은 학교 내에서 상담·관리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학생이다. ‘주의군’은 4.5%인 22만3989명이었다. 주의군은 외부기관의 상담과 관리가 요구된다. 자살생각 등을 해본 고위험군 비율은 1.5%에 달했다.
특히 중학생이 정서적으로 취약했다. 관심군으로 분류된 중학생은 평균보다 높은 18.3%로 33만2008명에 달했다. 주의군도 7.1%로 9만6077명이었다. 초등학생은 관심군이 16.6%(46만6560명), 주의군이 2.4%(5만898명)였고, 고교생은 관심군 13.8%(25만5879명), 주의군 5.4%(7만7014명)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관심군은 전북(20.2%), 충북(19.8%), 전남(19.4%) 등의 비율이 높았고, 주의군은 충남(7.0%), 제주(6.5%), 강원(6.1%) 순이었다.
교과부는 지난해 전수조사로 실태를 파악한 만큼 올해부터는 학생 정신건강문제에 대응하는 쪽으로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먼저 위기학생을 지원하는 위센터를 현재 137개에서 올해 190개로 늘린다. 위센터는 주의군 학생의 30%를 담당해 외부 기관 중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과부하가 걸려 있었다.
자살충동 등을 겪는 고위험군 학생을 위해 학교장·담임교사·상담교사·정신건강 전문가 등으로 위기 대응팀을 구성해 운영한다. 또 다음달 말 전국 60개 내외의 시범학교를 지정해 교내 상담을 전담하는 정신과 의사인 ‘학교의사(스쿨닥터)’를 지정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치료비도 지원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