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명절나기] 국내 거주 외국인 설날… 전통음식 만들어 함께 간증과 찬양도

입력 2013-02-07 17:24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출석하는 교회들도 설맞이 잔치를 연다. 명절이 주일인 관계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교회에서 떡국을 끓여먹으면서 가족과 떨어져 타국에서 지내는 외로움을 달랜다.

광주시 월계동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는 10일 스리랑카 국적의 노동자 30여명을 초대해 떡국을 비롯한 설음식을 나누고 세배를 체험하는 행사를 연다. 월계동 무등교회 담임이자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인 이철우 목사는 “스리랑카는 우리나라의 설과 같은 명절을 4월에 보낸다”며 “고향길에 나서는 한국 이웃들을 보며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9∼11일 이주민들을 위한 수련회를 개최한다. 중국과 방글라데시 등 16개 예배 공동체 소속 이주민 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대부도 펜션과 안산 온누리 M센터 등 10여개 지역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수련회에서는 네팔인 새신자 300명이 참여하는 전도 집회도 예정돼 있다. 온누리교회 관계자는 “국가별 예배 공동체가 함께 모여 예배와 교제를 통해 사랑과 정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족 중심의 교회로 잘 알려진 서울 대림동 서울중국인교회(최황규 목사)는 10일 ‘제4회 조선족과 한족의 화합과 공존을 위한 설날 행사’를 개최한다. 매년 명절이면 지역의 조선족 노인들을 초대해 떡국 등 음식을 대접해온 서울중국인교회는 이번 설 명절에는 조선족 노인정 2곳에 10㎏짜리 쌀 15포대를 각각 전달한다.

최 목사는 “사실 국내에 살고 있는 한족과 조선족 사이에 갈등이 있는데 ‘우리가 화평의 씨앗을 뿌리자’는 마음으로 조선족 어르신을 섬기는 행사를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번 쌀 나눔을 위해 우리교회 성도들이 1만원씩 헌금했다”며 “앞으로는 조선족 노인정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족이 출석하는 중국동포교회(김해성 목사) 등은 따로 행사를 갖지 않고 주일예배를 드린 뒤 함께 떡국을 먹으며 명절을 보낸다. 서울 미아동 한국이란인교회(이만석 목사)도 명절 당일 교회에서 친교모임을 갖는다. 또 교회에 출석하는 이란인 6명은 이튿날인 11일 교회에서 간증을 나누고 찬양을 드리며 명절 분위기를 이어간다.

일본인 유학생을 비롯한 외국인 유학생을 돕는 선교단체 자스타(JASTA·대표 구드보라 선교사)는 9일 서울 연희동 자스타 만나카페에서 20명 안팎의 유학생들이 모여 만두 파티를 갖는다. 자스타는 부설 ‘식(食)문화원’을 두고 유학생에게 한국의 전통 요리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구 선교사는 “일본인 유학생들이 다른 외국의 유학생들을 섬기기 위해 같이 만두를 빚고 끓여 먹으면서 친교를 나누고 나아가 예수님을 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경 박재찬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