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영화 볼까? 윷놀이로 결정!… 설 연휴 극장가 ‘흥행大戰’

입력 2013-02-07 17:16


주말을 포함해 고작 3일인 설 연휴. 어디 멀리 떠나기엔 짧고, 집에만 있기엔 아까운 시간이다. 가족 친구 연인과 가장 만만하게 갈 수 있는 곳은 역시 영화관. 올해도 극장가는 설 연휴를 맞은 관객을 위해 푸짐한 상차림을 준비했다. 통쾌한 액션, 웃다가 펑펑 울게 되는 드라마, 아이들 손을 잡고 갈만한 애니메이션 등 다양하다.

이번 연휴에는 흥행 질주 중인 한국영화 ‘베를린’ ‘7번방의 선물’에 새로 개봉하는 여러 편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전체 상영작 10여 편 중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이 전체 스크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통쾌한 액션과 화끈한 볼거리를 찾는다면=액션영화에 관한 한 최고를 꿈꾸는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 제격이다. 지난주 개봉해 벌써 265만명을 넘었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남북한 첩보원들의 대결과 국제적인 음모를 다룬 영화다.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한 작품에서 만났다. 순제작비 100억원이 넘게 들어간 대작으로 이전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큰 규모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할리우드 영화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 시리즈 5편으로 지난 6일 한국에서 제일 먼저 개봉했다. 팝콘을 먹으며 별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는다면 딱이다. 미국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이 테러범과 싸우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들이 어느새 자라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얘기다.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전, 고층빌딩에서 수직 터널을 타고 내려와 탈출하는 장면, 헬기 꽁무니를 따라가 추락시키는 장면 등 볼거리가 쏠쏠하다.

◇가슴 찡해지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7번방의 선물’이 입소문을 타고 관객 5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장되지 않은 배우들의 코믹연기가 돋보인다. 폭소로 시작해 눈물로 마무리하는 전형성이 있긴 하지만 아버지와 딸의 애틋한 사랑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주로 선보인 류승룡의 파격 바보 연기와 아역 배우 갈소원의 깜찍한 연기가 눈길을 끈다.

한국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기인’으로 취급받는 최해갑(김윤석)이 개인의 자유를 옥죄는 여러 사회 제도를 거부하고 가족과 함께 남쪽 섬으로 떠나 이상향의 삶을 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제는 단순하지 않지만, 영화의 전체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아도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는 내용이라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적당하다. 경남 남해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풍광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여섯 살 소녀의 신비한 모험담을 그린 미국 영화 ‘비스트’도 추천작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최연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쿠벤자네 왈리스의 연기를 눈여겨보자.

◇아이들 손잡고 갈 만한 작품을 고른다면=‘파라노만’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스톱모션 3D 애니메이션이다. 캐릭터들의 얼굴과 손발 머리카락 수염 혓바닥의 질감이 징그러울 정도로 생생하고, 액션 장면은 애니메이션치고는 블록버스터 급이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어두운 본성을 꼬집지만,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01년 개봉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까지 사로잡은 ‘몬스터 주식회사’가 12년 만에 3D로 재탄생했다.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로 공급하는 몬스터들의 이야기로 인간과 몬스터 세계를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장면에선 3D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 동화를 원작으로 한 러시아산 3D 애니메이션. 눈의 여왕의 저주로 꽁꽁 얼어버린 세상에서 마법거울을 가진 남매가 아이스 원정대와 함께 여왕에 맞서 싸우는 모험 이야기다. ‘날아라! 호빵맨 극장판: 구하라! 코코링과 기적의 별’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고전 캐릭터이자 국내에서도 TV로 방영돼 큰 인기를 얻은 ‘호빵맨’ 시리즈의 극장판. 30∼40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어린 시절을 추억할 만한 작품이다. 지난달 개봉한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도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