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북투내 카다피 호화별장 말리 반군 사령부로 사용… 프랑스군 공습으로 폐허

입력 2013-02-06 18:10

팀북투 내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별장이었던 건물이 말리 내전으로 처참히 파괴된 모습이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렸다. 이 건물은 카다피 사살 후 몇 달이 흐른 지난해 4월부터 알카에다 마그레브지부(AQIM)의 사령부로 사용된 바 있다.

이곳을 장악한 건 AQIM 및 이들과 합심한 투아레그족 출신 반군들. 이 빌라는 10개의 침실과 14개의 욕실을 갖추고 있어 전투 뒤 휴식을 즐기거나 모임을 갖기 안성맞춤이다. 각각의 방에는 컴퓨터와 위성TV도 설치돼 있다. 빌라 인근은 한적한 농촌이어서 남들의 시선을 피하기도 쉽다. WSJ는 이곳에 모인 반군이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건물 인근에는 한 달에 몇 번이나 50∼60대의 차량이 주차돼 떠들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에 모인 반군은 새를 향해 총을 쏘며 사격 연습을 하거나 심지어 먼 곳을 나는 비행기를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농사를 짓는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한다.

폭군의 호화 별장에서 반란군의 온상으로 ‘탈바꿈’한 이 건물이 파괴된 건 지난달 중순 프랑스군의 공습을 받으면서다. 프랑스와 말리 정부 연합군이 팀북투를 탈환하면서 이곳은 완전히 폐허가 됐다. 현재는 무너진 건물 터와 돌무더기 따위만 남아 있어 예전의 호화로운 모습을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정작 카다피는 2006년 완공된 이 빌라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WSJ는 전했다. 40여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하던 그는 빌라가 완성된 지 5년 만인 2011년 반군에게 살해당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