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30년만에 ‘저축캠페인’… ‘저축률 폭락’ 위기감 반영
입력 2013-02-06 18:32
과거 가난을 물리치고 잘 살아 보자고 외치며 새마을 운동을 벌이던 시절 유행했던 저축 장려 캠페인이 30여년 만에 다시 등장한다.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8일부터 이틀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세제 혜택이 있는 저축 상품을 소개하는 공동 캠페인을 벌인다고 6일 밝혔다. 이들 금융단체들은 서울역과 용산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10만장의 안내 자료를 뿌릴 예정이다. 또 주요 은행과 보험 등 금융회사들도 일선 창구에서 저축 유도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키로 했다.
금융권이 단합해 저축률 올리기에 나선 것은 폭락하는 저축률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 총저축률은 지난해 3분기 30.4%로 1982년 3분기(27.9%) 이래 가장 낮다. 저축률이 낮아지면 국내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국외에서 차입해야 한다. 이는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늘리고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진다.
실제 유럽 재정위기 한복판에서 독보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독일의 경우 2008년 기준 개인순저축률이 11.2%로 우리나라(3.2%)의 4배에 육박했다. 개인순저축률은 가계의 가처분소득 가운데 저축의 비중으로 개인의 저축성향을 가장 잘 드러낸다. 독일은 국민의 저축 덕분에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국내·외 투자를 늘리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금융권은 이번 캠페인에서 다음달 출시될 재형저축을 중심으로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을 중점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갈수록 금리는 떨어지는 상황에서 캠페인만으로 저축률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