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인사청문회, 인격 상처 안내고 소신 밝힐 기회돼야”… 새누리당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입력 2013-02-06 21:18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6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국회) 인사청문회가 개인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내지 않고 (후보자에게) 실질적 능력과 소신을 밝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에 따라 정해진 절차대로 표결이 이뤄지는 민주국회, 상생국회가 되도록 여야가 노력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되고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업무능력이 잘 검증돼 새 정부가 출범 즉시 민생문제 해결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저는 앞으로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한다는 안거낙업(安居樂業)을 지향점으로 삼아 일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를 꼭 만들겠다”며 “대선 공약에 국민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여러분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어줘야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석회의는 ‘회의’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일방적인 단합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당 지도부의 인사말·강연으로만 채워진 채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권은 허용되지 않았다. 한 재선 의원은 연석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번 모임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여러 이견을 하나로 통일시키려는 사상교육”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당내 이견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불만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거취 문제 등이다.

역대 새누리당 연찬회에서는 관례적으로 자유토론 시간이 보장됐었다. 치열한 토론 절차는 ‘연찬회의 꽃’이라 불리기도 했다. 실제 경선 룰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열린 연찬회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거나 “당내 불통(不通) 문제가 심각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그러나 이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252명은 회의 3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다 박수만 치고 박 당선인과 오찬을 함께한 뒤 떠났다. ‘새 정부 성공을 위한 집권여당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섰던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여당이 정권을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국정운영이 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은 연석회의 참석에 앞서 백범 동상에 헌화했다. 민족의 통합과 단결을 강조했던 김구 선생의 의지를 기린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 시절 개관한 이곳에서 연석회의를 연 의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기념관은 지난해 대선 기간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면서 야권진영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떠오른 곳이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새 정부 명칭을 ‘박근혜 정부’로 공식 결정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그간 ‘박근혜 정부’ ‘민생 정부’ ‘국민 행복 정부’로 압축한 뒤 ‘박근혜 정부’로 하는 안을 박 당선인에게 보고해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성열 김현길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