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의 공존 2題] ‘600만불 사나이’ 현실로… 英서 인간 장기 갖춘 로봇 탄생

입력 2013-02-06 18:10

‘스타워즈 시리즈’ 주인공 중 하나인 루크 스카이워커의 인공 손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의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로봇공학자들이 인간의 장기와 골격, 얼굴을 갖춘 로봇 ‘렉스’(Rex)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키가 2m에 이르는 장신 로봇을 제작하며 실제 이식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 기관들을 그대로 사용, 인간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었다. 로봇의 손·발이나 무릎관절, 둔부, 망막과 심장 등은 상업적으로 당장 활용 가능한 것들이다. 로봇의 얼굴은 연구를 주도한 스위스 취리히대 베르톨트 마이어 교수의 모습을 본뜬 인공피부로 만들어졌다.

로봇의 혈액은 온몸을 순환하고, 장기들은 피를 걸러내거나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로봇의 눈은 사물을 인식하는 데 지장이 없다. 로봇 제작에는 태어날 때부터 왼손이 없어 어린 시절부터 의수를 가지고 생활한 마이어 교수의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구팀은 “아직 ‘렉스’는 고통 인식까지 가능한 루크 스카이워커의 손에 미치지는 못 한다”고 밝혔다. 로봇에 사용된 모든 장기가 인간에 이식 가능한 수준인 것도 아니다. 로봇의 뇌 역시 인공지능과 음성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간단한 대화나 의사표현을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구팀은 10년 내 펜을 잡고 글씨를 쓸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영국 방송사 채널4의 다큐멘터리 ‘바이오닉맨을 어떻게 만드나’를 제작하기 위한 기획으로 성립됐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