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의 공존 2題] ‘인공 눈 사나이’도 눈앞에… 美, 인공망막 조만간 시판 승인
입력 2013-02-06 21:23
앞 못 보던 사람이 눈을 떴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 종교적인 기적이나 옛 이야기가 아니다. 난치병으로 시력을 잃은 이들이 다시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인공 눈(眼)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캘리포니아 ‘세컨트 사이트 메디컬 프로덕트(SSMP)’사가 개발한 인공 망막 시스템 ‘아르고스2(Argos II)’의 시판을 곧 승인할 예정이다. 아르고스2를 70명의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장착한 결과 60명 이상이 빛과 형태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회복했다. 이들은 모두 시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으나 일부는 신문을 읽게 될 정도로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광수용체 기능이 퇴보하는 난치병으로 미국에만 10만여명의 환자가 있다. 광수용체 세포는 빛을 전기 화학적 자극으로 전환해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아르고스2는 초소형 특수 카메라를 장착한 안경과 60개의 전극을 가진 인공 망막으로 이뤄져 있다. 특수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인공 망막에 전달하면, 광수용체 세포 대신 전극이 시신경을 자극한다. SSMP는 “이미 유럽에서도 임상 실험에 성공해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팔리는 아르고스2의 가격은 7만3000유로(약 1억780만원). 미국 내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유럽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존 와이어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400개의 전극을 망막에 이식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은 소형 광전지를 이용한 인공눈을 연구중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