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임박] “北, 우라늄탄 1∼2개 보유 추정”… 미국 핵물리학자 헤커 박사 밝혀
입력 2013-02-06 18:32
미국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6일 북한이 이미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를 1∼2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동북아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헤커 박사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HEU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우라늄탄 1∼2개는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2010년 11월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해 원심분리기 1000여개를 갖춘 영변의 대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인하고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 프로그램을 가동 중임을 공개한 인물이다.
그는 “북한이 (군사적) 억제력을 질량적으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플루토늄 생산을 더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농축우라늄을 더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고, 소수의 폭탄은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3차 핵실험 목적은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이며 핵실험의 폭발력은 과거보다 클 것으로 관측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사용하는 표현을 보면 폭발력이 20㏏이었던 나가사키급 핵폭탄을 만드는 것 같다.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20㏏이 돼 놀랄 게 없다”고 말했다.
같은 세미나에 참석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북한 핵시설 선제타격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영변 핵시설 폭격을 계획됐던 1994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군사 공격으로 북한의 핵 능력을 제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는 북한 핵 프로그램 초기여서 대부분의 핵시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한 차례 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핵시설이 북한 전역에 흩어져 있고 이동식 발사대로 핵무기를 옮길 수도 있어 군사적 공격은 어렵다는 것이다.
페리 전 장관은 1차 북핵 위기 때인 94년 국방장관으로서 영변 공습 계획에 관여했다. 그는 “당시에도 군사적 옵션은 마지막 대안이었고 외교적 대안과 제재 수단이 우선시됐다”며 군사력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3차 핵실험에서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모두 동원한 동시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