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임박] 미·중 외교 ‘北 핵실험’ 통화… 유엔결의 추가조치도 논의

입력 2013-02-06 18:31

존 케리 미국 신임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 핵실험 위협 등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은 외국 지도자들과 전화 통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양 부장,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통화했다”고 전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양 부장과는 상당히 오랜 시간 통화했다”면서 “두 사람은 경제, 통상, 투자 부문 등에서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적 수사(provocative rhetoric)’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북한이 국제 의무를 어기고 추가적인 행동을 강행했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087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강조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나 양 부장이 유엔 결의에 따른 추가 조치 시행에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케리 장관은 지난 3일 한국·일본 외교장관과도 각각 통화하고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계속할 경우 국제사회의 중대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에 따르면 양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및 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힘쓰겠다는 중국의 태도는 명확, 단호하다”며 “반도 정세가 복잡, 민감한 만큼 당사국들이 신중한 태도로 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6일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중국이 중·조 우호를 소중히 여기듯 조선(북한)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큰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조선이 만류를 무릅쓰고 3차 핵실험을 한다면 그들은 중국으로부터 받는 각종 원조가 줄어드는 등의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도 사전에 경고해 북한이 환상을 품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강경함은 북한 외교의 일관된 방식이지만 만약 북한이 이런 방식을 중국에도 쓴다면 중국은 더욱 강경한 태도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설사 북·중 관계에 엄중한 위기가 초래돼도 이는 북한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민감한 국제 문제와 관련한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해 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