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다문화박사 1호 박천응 목사] “차별·배제적 정책 개선 ‘다문화 지역공동체’ 창출해야”

입력 2013-02-06 17:33


‘코시안’ ‘국경 없는 마을’ 등의 명칭을 맨 처음 만들어낸 박천응(51·안산이주민센터) 목사가 국내 최초로 ‘다문화 박사 1호’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인하대 대학원 다문화학과(다문화학 전공) 석·박사 과정을 마친 그는 ‘혼종적 담론비판분석으로 본 한국의 다문화담론 비판’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현장사역 20년 만에 이들을 주제로 한 학문적 연구 틀을 처음으로 제공한 논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일 경기도 안산 원곡동 안산이주민센터에서 박 목사를 만났다.

-논문 주제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 관련 지원법’과 영화(세리와 하르), 뉴스 등을 통해 한국의 다문화주의에 깊이 뿌리박힌 ‘상위지배담론’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비판했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의 개선 방안까지 담아봤다.”

-논문 속에 나타난 우리나라 다문화 사회의 특징은 뭔가.

“우리나라의 다문화주의의 핵심 담론은 ‘국가경쟁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세계화에 따른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주노동자는 사회적 약자이자 양극화의 희생물이 돼왔다는 것이다. 특히 ‘통제와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 때문에 ‘차별·배제의 다문화 사회’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바람직한 ‘한국형 다문화 사회’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의 차별·배제적 다문화주의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다문화 정책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까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끌어안고 가는 것이 핵심 과제다. 궁극적으로는 다문화 지역사회 공동체와 다양한 협동문화를 창출해 내야 한다.”

-한국형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준비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극히 일부의 대형교회조차도 ‘외국어 설교’나 외국인들을 위한 ‘나눔과 섬김’ 행사에 그치고 있다. 다문화 사회에서 이주민과 이주노동자 등을 위한 교사 양육과 교재 개발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눈을 돌릴 때다.”

안산=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