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세우자] 에너지와 시스템

입력 2013-02-06 17:13


중고등부 예배를 바꿨다, 에너지 충전된 아이들이 달라졌다

시스템 이전에 논해야 할 것은 에너지다. 아무리 뛰어난 시스템도 이를 운영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라이즈업 무브먼트의 RPS(Rise up Planning School)는 이를 위해 6개월에 1회씩 강렬한 도전을 주고 삶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주는 3일간의 콘퍼런스, 매주 2시간 동안 뜨거운 기도와 말씀으로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해주는 신앙훈련, 신앙훈련 직후 삶의 실천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배우는 멘토링을 마련했다.

‘콘퍼런스-신앙훈련-멘토링’으로 이어지는 이 시스템은 교회의 ‘수련회-예배-공과공부’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구체적 작동 모습을 지난해 오륜교회의 RPS 적용 사례를 통해 보도록 하겠다.

오륜교회는 지난해 1월 교회 교육을 라이즈업 무브먼트에 일임했다. 선교단체와 교회의 진정한 연합을 꿈꾸며 사무총장 이동호 선교사를 비롯한 RPS 사역자들과 청년 멘토들이 오륜교회로 파송됐다.

오륜교회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교사 교육이 아니라 예배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기존의 오륜교회 중고등부는 주일에 중고등부가 여러 부서로 편성돼 1시간 안에 말씀과 기도, 공과공부까지 모두 소화했다.

그런데 이 1시간으로는 악한 세상의 흐름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고등부를 통합해 토요일 2시부터 4시30분까지 예배를 재편성했다. 기존 1시간짜리 중고등부 예배가 2시간30분이 된 것이다. 그리고 주일에는 가족과 함께 예배를 드려 주일 성수를 하게 했다. 즉, 1주일에 1시간만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던 아이들이 토요일과 주일에 총 3시간30분 동안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긴 예배를 견딜 수 없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첫 예배 때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련회 때처럼 강대상 앞에 나와 하나님께 부르짖고 울며 찬양했다.

여기에다 매일 아침 6시30분 야외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중보기도운동을 하는 것에도 도전했다. 이 기도 모임으로 인해 중심에 서있는 아이들이 변화됐고, 그 변화가 중고등부 예배에 열정을 더했다.

겨울방학에는 수련회를 RPS 콘퍼런스로 대체했다. 그리고 이 콘퍼런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콘퍼런스를 위한 새벽 기도하는 100인 세우기’ 프로젝트를 했다.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아이들이 도전받고 ‘이 행사가 라이즈업이나 오륜교회 교역자·교사들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콘퍼런스 직전 주 토요예배 참석자 5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새벽기도에 나왔다.

콘퍼런스에는 사상 최대 인원인 1360여명이 등록했다. 마지막 날 전도 집회에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친구들까지 초청해 2000여명이나 되는 청소년과 성인들이 오륜교회에서 큰 은혜를 받고, 이 에너지로 삶의 습관을 변화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광남중 2학년 김민경양은 콘퍼런스 이후 단순한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닌 진정한 예수님의 자녀로서 수면습관을 바꿔 새벽기도에 나가고, 설교도 집중해 경청하는 태도를 갖게 됐다. 또 경건습관으로 QT를 시작하고 성경 통독을 하는 등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알아가고자 노력하게 됐다고 한다. 김양은 “예전에는 기도하고 말씀을 읽고 예배드리는 것이 형식적이었지만 이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어서 기도하는 것이 좋고 예배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마음이 변화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파여고 2학년 임혜인양은 “콘퍼런스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묵상하면서 친구들에게 전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양은 천국의 기쁨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예전에 하던 컴퓨터 게임은 아주 작은 것,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혹거리였던 게임도 끊고 주어진 역할인 학업을 열심히 하게 됐다.

이처럼 오륜교회 중고등부의 예배시간 확장과 열정적인 분위기, 새벽기도운동, 올인 콘퍼런스의 연속적인 에너지 공급으로 인한 학생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중고등부의 간증을 수집하는 학생 기자단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간증은 홀수 달마다 열리는 전도 집회에 사용돼 예수님을 믿지 않는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기도 했다.

공과공부는 콘퍼런스와 매주의 예배에서 받는 도전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더 심층적으로 훈련받기를 원하는 아이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중고등부 예배 후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심화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 훈련을 받은 아이들이 변화의 핵심 멤버가 돼 새벽기도를 하고, 전도를 하고, 학교에 기독교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학교의 현장을 변화시키며 부흥의 흐름을 확산시키고 있다.

정리하면 오륜교회 중고등부가 성공을 거둔 비결은 ‘복음적 에너지의 생성’에 있다는 것이다. 교회의 에너지는 본질적인 곳에서 나온다. 바로 성령의 임재다. 성령의 임재는 예배와 말씀과 기도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제일 먼저 중고등부 예배를 변화시킨 것이고, 주중 새벽기도에 도전했으며, 말씀과 기도에 관한 심화훈련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오륜교회의 사례를 보고 교회 컨설팅에 대해 문의하고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교회들이 많아졌다.

RPS를 교회에 적용하는 컨설팅을 할 때 사역자들은 시스템 도입에 앞서 에너지 측면에서 예배 피드백을 한다. 예배 전에 사모하는 마음으로 준비하는지, 찬양과 메시지를 듣는 자세는 어떠한지, 공과공부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삶의 현장에 실천할 수 있는 나눔으로 진행되는지를 확인한다. 예배의 전·중·후 모습을 먼저 돌아보고 예배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다.

간단히 예배 전 단계의 예를 들어보겠다. 컨설팅을 할 때 이 단계에서 사역자가 묻는 대표적인 질문이 있다. “예배를 위한 중보기도 모임이 있습니까?” 그러면 대부분의 교사들이 “예배를 준비하는 회의(혹은 행정 관련 모임이)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행정적인 준비 모임이 아니라 중보기도 모임이 있습니까”라고 다시 물어보면 그제야 ‘아차’하는 표정을 짓는다.

사역자의 진행에 따라 행정 일을 해야 하는 교사인력은 최소로 정리한다. 또 교사들과 학생 임원진, 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이 10∼20분 일찍 모여 예배를 위한 중보기도운동을 하게 유도한다. 예배 전 중보기도운동은 자연스럽게 예배 중 단계로 이어진다. 이 기도운동으로 예배 참석률이 높아지고 예배가 뜨거워진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예배에 대한 준비와 참여로 아이들은 예배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고 태도가 달라진다.

교회에 어떤 교육 시스템이 도입되든 먼저 예배를 중심으로 복음적 에너지가 생성돼야 한다. 교회 교육 시스템은 예배자에게 적용돼야 하며, 예배자가 이를 공동체에 적합한 것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령의 임재로 성도가 성도다워지고 교회가 교회다워질 때 그 공동체를 통해 지역과 나라 그리고 세계가 변화된다. 이 변화를 꿈꾸며 교회마다 예배가 뜨거워지고, 교육체계가 지혜롭게 구성돼 하나님 나라의 지경을 넓히는 예배자들이 많이 자라나기를 소망한다.

이동현 대표 <라이즈업무브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