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감사한(?) 죽음’을 준비하자
입력 2013-02-06 16:50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에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 7%)에 진입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경에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14%)가 되고, 2030년이 되면 세계 4대 초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20%)가 될 것이다. 전남의 경우 지난 2010년에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처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우리사회는 불가피하게 여러 가지 복잡한 고민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고령자들을 위한 의료 및 복지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시급한 발등의 불이 되었고, 젊은이들은 고령자들을 부양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거리들 중에는 기독교 신앙과 직결된 문제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죽음 맞이하기’의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평균수명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망의 순간까지 병을 앓는 기간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장수가 행복이 아닌 고통스러운 삶의 연장이 되고 있다. 특히 말기 암 같은 치명적인 질병의 경우 환자가 항암치료 과정에서 견뎌내야 할 고통의 강도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 이른 환자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무엇인가?
지난 4년간 수십 차례 거듭된 항암치료를 견뎌낸 ‘스테파니 나이트’라는 20대의 한 영국 여성의 이야기가 최근 전 세계로 보도되었다. 2009년 자신이 ‘유잉 육종(Ewing’s sarcoma)’이라는 희귀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후 그녀는 각종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그리고 외과적 절단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올해 첫날 담당의사는 그녀에게 더 이상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며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통보를 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병원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음을 깨달았고 그러므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최근 그녀는 삶을 마치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그 목록 중에는 모의 결혼식, 유아간호사 자격증 따기, 아름다운 곳에서 멋진 석양 보기 등이 있다. 그리고 그녀는 10대 암 환자의 재활을 위한 자선단체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교회는 더 이상 죽음을 단순히 쫓아내거나 회피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감사함으로 맞이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함을 가르쳐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권유해야 할 것은 단순히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이나 의미 없는 생명연장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후회보다는 감사가 남도록 도와야 한다. 특별히 우리는 그들이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한(恨)을 품지 않도록 그리고 사죄와 용서를 통해 그동안 막혀 있었던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축복을 받으며 ‘하늘 가는 밝은 길’에 오르도록 인도해줘야 한다.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