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갈등' 일본은행 총재 조기 사임

입력 2013-02-05 23:37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마찰을 빚어 온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BOJ) 총재가 임기를 20여일 앞당겨 자진 사퇴하겠다고 5일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라카와 총재는 이날 아베 총리와 회동을 갖고 다음달 19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라카와 총재의 임기 종료일인 4월 8일이다.

시라카와 총재는 조기 사퇴 배경에 대해 “일본은행 새 지도부인 신임 총재와 부총재가 동시에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9일은 니시무라 기요히코(西村淸彦) 일본은행 부총재의 임기 종료일이기도 하다.

이번 시라카와 총재의 조기 사퇴는 아베 총리와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라카와 총재는 아베 총리가 ‘물가 2븒 상승’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무제한 돈을 풀겠다는 공언에 한동안 이견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시라카와 총재는 얼마 가지 않아 물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정부와 일본은행 간 정책협정을 맺겠다는 의향을 밝혀 아베 총리에게 백기 투항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법 개정을 막기 위해 전략적 후퇴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아베 내각이 ‘중앙은행은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일본은행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양적완화 및 물가상승 문제에서 양보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아베 총리가 일본은행법 개정을 거론하자 결국 시라카와 총재가 항의의 뜻을 담아 조기 사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