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업계 “차체 무게를 줄여라” 무게 줄면 연비 향상… 경량소재 개발 주력
입력 2013-02-05 19:24
지난달 24일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 도요타는 독일 BMW와 차량 경량화 및 연료전지 시스템 등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에 합의했다. 특히 양사는 차체 구조 경량화와 관련해 첨단 재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양측은 연구·개발 결과를 스포츠카 플랫폼 등에 적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적인 가벼운 자동차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이 10% 가벼워질 경우 연비는 3.2%, 가속 성능은 8.5% 향상되고 이산화탄소는 3.2% 줄게 된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9월 기존 모델에 비해 중량을 108㎏ 절감하고, 연비는 23% 개선한 골프 7세대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또 재규어는 ‘더 뉴 재규어 XJ’에 100%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 경쟁 차종보다 150㎏ 이상 가볍게 해 연비를 12.7㎞로 늘렸다. 현대차도 지난해 출시한 신형 싼타페의 중량을 구형 모델보다 40㎏ 줄였으며, 기아차도 K3의 중량을 기존 포르테에 비해 10㎏ 이상 감축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에쿠스에도 차량 경량화의 핵심인 고장력 강판을 75%까지 확대 적용, 차체 구조 강성을 높이고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완성차업계에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는 철강업체들도 경량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세계 철강사 최초로 인장강도 490㎫급 첨단 고강도강(AHSS)을 자동차 외판재로 공급하기 위한 양산체제를 갖췄다. 포스코 측은 “AHSS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270∼340㎫급 자동차 외판재보다 두께가 훨씬 얇지만 약 1.5배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하이스코도 오는 4월 충남 당진 2냉연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고장력 강판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독일 랑세스 등 유럽 선진 화학업체들은 고성능 플라스틱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자동차용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자동차 경량소재 개발 동향 및 완성차업체 대응’ 보고서에서 자동차 경량화가 진행되면서 알루미늄합금 등 비철금속과 합성수지 등 경량소재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모세준 연구위원은 “경량소재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럽의 2020년 목표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자동차의 철강 사용비중은 현재 68%에서 41%로 낮아지고 비철금속 및 합성수지의 사용 비중은 각각 12%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