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트럭운전 이민자로 사는 50대 부부… ‘수요기획’

입력 2013-02-05 17:54


수요기획(KBS1·6일 밤 11시40분)

드넓은 땅 미국과 캐나다에서 트럭 운전사는 고소득 위험직업군에 속한다. 이 때문에 대학 교수보다 수입이 더 좋다. 하지만 중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지원자가 많지 않다.

14년째 캐나다에서 트럭 드라이버로 일하는 김원신(57)씨는 캐나다 전역을 무대로 일을 한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며 한때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사업이 망하면서 트럭 운전 이민자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주어진 130시간 동안 8850㎞를 달려 화물을 목적지에 내려놓는다. 대개 서부 몬트리올에서 동부 밴쿠버 등을 잇는 횡단 운송이다. 하루 1700㎞를 달리기 일쑤. 서울과 부산을 하루에 두 번 왕복하는 셈이다. 차량에 기름을 넣거나 차량 고장 문제 등이 아닌 이상 멈춰서는 경우가 드물다.

이러한 ‘길 위의 인생’이기에 김씨는 아내 손순화(55)씨와 동행한다. 손씨는 처음엔 남편과의 동행이 목적이었으나 4년 전부터는 트럭 운전 자격증을 따 교대 운전을 한다. 한 달에 4만㎞를 달리는 이들 부부의 차량 생활은 1년 중 300일에 달한다.

최대의 적은 졸음. 그 다음 관문은 죽음의 하이웨이로 불리는 로키산맥이다. 1년 중 6개월간 눈이 덮인 로키산맥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롤러코스터나 다름없다. 곳곳에 트레일러가 전복돼 있고 연쇄 추돌이 벌어지는 등 대형사고들이 일어나는 곳이라 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제작진은 트럭에서 숙식은 물론 운동하고 빨래까지 하는 두 주인공의 부부애를 한 달간 밀착 취재해 카메라에 담았다. 부부는 말한다. “끝이 안 보이는 길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라고.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