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임박] 中마저 강력 반대… 北 강·온파 내부 갈등설
입력 2013-02-05 18:09
2월 초 기습 감행 가능성이 제기되던 북한의 3차 핵 실험이 설 이후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종 결심이 늦춰지는 데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일정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5일 “당초 예상보다 핵 실험이 늦어지는 것 같다”며 “중국의 새 지도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중국마저 강력 반대하는 핵 실험을 감행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 3일 김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해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면서 이번주 초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미국 프로스포츠계 최고 행사인 ‘슈퍼볼’이 열리는 4일 오전을 주목했다.
하지만 북한이 4, 5일을 그냥 흘려보내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 내부에서 강경파와 온건파 간에 의견이 아직까지 일치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내부갈등설을 제기했다. 2년차 지도자인 김 제1위원장이 핵 실험 단추를 누를 만큼 향후의 대외전략 등이 내부적으로 정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핵 실험이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마지막 카드일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을 높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실제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이 “국가적 중대조치 결심”(지난달 27일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과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공개하면서도 핵 실험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모호함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나 우리 정부가 받는 타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념일들이 이달 안에 많이 남은 것도 북한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로 여겨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12일), 미국 공휴일 ‘대통령의 날’(18일), 박근혜 정부 출범일(25일)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 실험은 오늘이라도 가능하다”며 “날짜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