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임박]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 “北 핵 실험 치명적 결과는 이란과의 핵 협력”

입력 2013-02-05 18:10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임박한) 북한의 핵 실험이 가져올 가장 치명적 결과 중 하나는 이란과의 ‘핵 협력’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2010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직접 방문, 우라늄농축 시설을 최초로 확인한 헤커 박사는 4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핵 실험 경험을 이란과 공유할 경우 미사일 기술을 협력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핵 위협을 급격히 증대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지금까지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우라늄을 낮은 농도로만 농축했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북한이 핵 실험 경험을 전수해 준다면 이란은 자체 핵 실험을 하지 않고도 우라늄을 고농축한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 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헤커 박사는 어떤 점에서 북한 핵 실험이 가져올 더 큰 충격은 북한 김정은이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전기(electricity)’보다 ‘무기’를 선택했다는 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박근혜 정부와 2기 오바마 행정부가 고려하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국교 정상화, 경제적 기회 제공 등의 조치가 앞으로 5년간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핵 실험 대상과 관련, 그는 고농축우라늄(HEU) 물질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도 기존의 플루토늄폭탄도 함께 실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개의 핵 실험을 동시에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과제지만 추가 핵 실험 때의 정치적 비용을 줄이는 막대한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헤커 박사는 5일 서울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한·미 양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재미 동표 학자인 토니 남궁 박사는 이날 미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이전보다 수천 배 강력한 폭탄으로 지하 핵 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궁 박사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지난달 7일 평양 방문을 막후에서 성사시킨 북한 전문가로 지난 23년간 북한을 50여 차례나 방문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