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일가 살해’ 경관 외삼촌이 증거인멸 조언… 부모·형 보험 32개 가입, 보험금 25억원대

입력 2013-02-05 21:31

전주 일가족 살해사건 피해자들의 생명보험금이 25억원대에 이르고 재산이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의자 박모(25)씨의 현직 경찰관 외삼촌이 증거인멸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전주시 송천동에서 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로 구속된 둘째 아들 박씨의 아버지(52)와 어머니(55), 형(27)이 각각 10여개씩 모두 32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상태였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이 사망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모두 25억8000여만원에 이르고, 보험금 수령인은 대부분 ‘법적 상속인’이거나 박씨 가족 중 한 사람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피의자 박씨가 가족 대신 보험에 가입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험 가입기간은 1996년, 2001년, 2003년, 2008년, 2009년이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2012년 1건이 전부다.

현행법상 피상속인(유산의 본 주인)을 고의로 살해했을 때 상속인의 자격이 상실된다. 따라서 박씨는 이들 보험금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은 박씨의 외삼촌인 부안경찰서 소속 A경사(43)를 이번 사건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경사는 사건 발생 뒤 조카 박씨에게 “증거가 될 만한 물품 등은 전부 치워라” “차량에 연탄가루가 남아있을 수 있으니 세차해라” 등의 조언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A경사는 사건 발생일 이튿날 박씨를 병문안하면서 사건 경위를 듣고 이같이 얘기해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씨 친구들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런 사실은 들통 났다.

A경사는 경찰조사에서 “누나와 매형, 큰 조카까지 모두 숨졌는데 작은 조카라도 살리려는 생각에 도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경사가 거액의 보험금과 유산을 노리고 조카와 함께 가족 살해를 모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박씨 가족의 재산은 현재 10억원 상당의 2층짜리 콩나물 공장, 논·밭, 현금 등을 합치면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씨는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박씨 가족의 재산 현황 등 이번 사건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