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 경기도” 축구 승부조작 지구촌 강타… 유로폴 수사
입력 2013-02-05 17:37
세계 축구계가 사상 최대 승부조작 사건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 형사 경찰 기구(이하 유로폴)는 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축구 680경기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유로폴은 2008∼2011년 유럽에서 380경기, 비유럽(아프리카·아시아·남미)에서 300경기를 꼽았는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은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해당 경기나 혐의자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승부조작 혐의가 의심되는 한 경기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2011년에 열린 아르헨티나-볼리비아의 20세 이하(U-20) 대표팀 경기였다. 당시 헝가리 출신 주심은 후반 추가 시간을 무려 13분이나 부여했다. 그리고 경기 막판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아르헨티나의 페널티킥을 선언, 아르헨티나의 1대 0 승리를 이끌어냈다.
유로폴의 발표와 관련해 유럽 언론들은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들을 잇따라 지목하고 있다. 독일 언론은 2009년 10월 20일 치러진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 데브레첸(헝가리)-피오렌티나(이탈리아) 전을 지목했다. 원정에 나선 피오렌티나가 당시 4대 3으로 역전승을 했는데 두 팀을 합쳐 전반에만 무려 6골이 터졌다.
또 덴마크 언론은 2009년 9월 16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데브레첸-리버풀(잉글랜드) 경기에서 데브레첸의 골키퍼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또 2009년 9월 펼쳐진 리히텐슈타인과 핀란드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 경기도 승부조작 사례로 손꼽혔다.
이번 수사에 참여중인 프레드헬름 알트하스 독일 보쿰 경찰청장은 “이번 결과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가 수사를 통해 더 많은 승부조작 사건이 적발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랄프 무슈케 FIFA 안전국장은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IFA 등 전 세계 축구계가 승부조작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사법당국 등 외부의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